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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3.10. 어느 여행의 기록 (0)
    쓴다/여행 기록 2020. 6. 6. 02:36

    신제주

    날이 춥다. 문구점을 찾으러 시내를 헤매고 다녔다. 결국 찾지는 못했지만 시내에 머문 덕분에 스타벅스 바닐라 티가 나한테 맞는다는 것도 알았고, 제주에서 유명하다는 올래국수도 먹었다. 여행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를 느낄 때면 삶에 대한 자신감도 커진다. 삶이 내가 기대한 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그러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기쁨과 즐거움 또한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걸 보면, 나는 '인생을 잘 살아야 한다' '지금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종류의 강박을 자주 느끼는 것 같다. '잘'이나 '최선'은 여기서 무엇일까? 남들이 그럴 듯하다고 인정하는 것일까? *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싶은 것 위주로 선택해왔고, 그것에 후회하지 않았다. 지금 내가 공부라는 선택지에 대해서 거리낌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그것이 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 아닐까? 정확히 말하면 나는 공부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하는 공부가 아닌 것을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 표류하고 있다는 느낌에 괴로워한 건 아닐지. 내가 마음을 정해야 할 것은 두 가지인 것 같다.

    첫째, 나는 더 깊이 5년 정도(서른 다섯) 내다보고 공부를 계속할 것인가?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 취직하는 삶은 어떠한가? 취직을 하게 되면, 실무를 내가 입안하고 작은 것이나마 개선하는 데서 보람을 느끼고 싶다.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둘째, 공부를 한다면 나는 무슨 공부를 할 것인가? 내가 좋아하고 앞으로 평생 가까이 하고 싶고 새로운 내용을 늘 알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

    (3월 12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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